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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ight Before

ESSAY

대회 전의 작은 의식들

The Night Before

트랜스제주까지 하루. 훈련은 모자랐다. 이제 와서 어쩔 수 있는 건 손톱깎이 하나.

발톱을 자른다.

이미 두 개는 죽어 있다. 언제였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긴 거리를 뛰는 사람은 성한 발톱이 열 개가 아니라는 걸 안다. 몇 개는 검게 들뜨고, 몇 개는 새로 나고, 몇 개는 돌아오지 않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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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흘 전 미리 자른다. 길면 돌부리나 나무뿌리에 걸려 하나가 더 죽는다. 갓 깎은 발톱은 내리막마다 앞으로 밀리는 발끝이 아리다. 감각으로 아는 길이가 있다. 자로 잴 수 없고, 죽은 발톱 두 개를 지나서야 손이 기억하는 길이.

체모를 다듬는다. 땀에 젖은 채 열 몇 시간을 가면 사소한 것들이 먼저 문제가 된다. 쓸리고, 짓무르고, 배번 아래가 뜨거워진다. 그래서 정리한다. 이유는 실용적이다.

하다 보면 안다. 이건 준비가 아니라 의식이라는 걸.

훈련은 모자랐지만 그건 이제 어쩔 수 없다. 지금 무엇을 해도 다리는 더 강해지지 않고, 그 사실을 아는 채로 보내는 며칠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 흔들리는 시간이다. 그 시간에 손은 뭔가를 해야 한다. 발가락을 하나씩 잡고, 확인하고, 다듬는다. 몸을 손으로 한 바퀴 돌면서 스스로에게 알린다.

의식은 대개 사소하고, 대개 말하지 않는다. 배번은 언제 다는지. 양말은 어느 발부터 신는지. 전날 밤 꼭 먹는 것. 새벽에 화장실을 가는 순서. 러너마다 하나씩은 있다. 누구에게도 설명한 적 없는 것.

내일 스타트라인에 서 있는 사람들도 어젯밤 무언가를 했을 것이다. 묻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궁금하다.

당신의 의식은 무엇인가.

"내가 아는 정확한 길이로 다듬은 발톱. 나에겐 그게 가장 정확한 출발 신호다."

— PESSAGE
ESSAY2026.10

대회 전의 작은 의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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