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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AL

한강 강변북로 하부

Distance

10.4km

Elevation

161m

Difficulty

EASY

비가 오면 러너는 멈춘다.

앱을 닫고, 신발을 벗고, 창밖을 본다. 내일을 기다린다.

하지만 서울에는 비가 올 때 시작되는 구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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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봉역을 오면 한강 방면으로 터널이 나온다. 아직 지붕은 없다. 빗방울이 얼굴에 닿는 채로 달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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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비쉼터가 먼저 온다. 응봉산 암벽 바로 아래, 콘크리트 벤치 몇 개. 암벽을 타고 내리는 물줄기가 빗줄기와 섞인다. 서는 사람은 거의 없다. 비 오는 날에는 더 없다. 여기까지는 그냥 비를 맞으며 달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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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비쉼터를 지나면 짧은 노출 구간이 있다. 지붕도 교각도 없는 한강변. 빗줄기가 고스란히 내린다. 신발이 젖고, 시야가 흐려지고, 한강 수면이 가까워진다.

그리고 강변북로 하부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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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천장이 머리 위를 덮는 순간, 빗소리가 갈라진다. 떨어지는 소리와 흐르는 소리. 발밑은 마른 아스팔트. 양옆으로는 빗줄기가 커튼처럼 내린다. 안과 밖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상한 공간. 젖은 신발이 마른 바닥을 밟을 때의 감각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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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강변북로 하부가 시작된다.

콘크리트 천장이 머리 위를 덮는 순간, 빗소리가 갈라진다. 떨어지는 소리와 흐르는 소리. 발밑은 마른 아스팔트. 양옆으로는 빗줄기가 커튼처럼 내린다. 안과 밖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상한 공간. 젖은 신발이 마른 바닥을 밟을 때의 감각이 달라진다.

교각은 리듬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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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과 기둥 사이로 빛이 끊겼다 이어진다. 밝음, 어둠, 밝음. 그 간격이 페이스와 겹치는 순간이 온다. 발이 콘크리트 이음새를 넘을 때마다 짧은 충격이 발바닥에서 종아리로 올라간다. 젖은 노면의 반사가 교각 아래쪽을 두 배로 늘린다. 위아래가 대칭인 터널 속을 달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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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교각 아래로.

한남대교 하부는 이 루트에서 가장 넓은 쉘터다. 천장이 높고 반향이 크다. 발소리가 울린다. 혼자 달리고 있어도 여럿이 달리는 것 같은 착각.

잠수교가 보이면 거의 끝이다.

반포대교 하부로 진입하면 잠수교의 난간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 구간의 마지막 1km는 소리가 바뀐다. 교각 구조가 달라지면서 반향이 짧아진다. 발소리가 선명해진다. 빗소리는 이미 배경이 됐다.

잠수교 입구에서 멈춘다. 여기서 돌아가도 되고, 건너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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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앱에 '우천'이라는 필터는 없다.

이 루트는 검색되지 않는다. 비가 오지 않으면 그냥 강변 산책로이고, 교각 아래는 그늘일 뿐이다. 콘크리트 천장이 쉘터가 되려면 빗줄기가 필요하고, 노면이 거울이 되려면 물이 필요하다.

조건이 맞을 때만 열리는 코스. 그래서 이 루트에는 기록이 아니라 날씨가 있다.

비가 그치면 이 구간은 다시 평범한 한강변이 된다. 교각 아래로 빛이 들어오고, 반사는 사라지고, 터널은 해체된다.

다음 비를 기다리면 된다.

Key Spots

VIEWPOINT

용비쉼터

서울 성동구 중랑천서자전거길 5 용비쉼터

용비쉼터
용비쉼터

초반 구간. 응봉산 암벽 아래 콘크리트 벤치. 비가 암벽을 타고 내리는 물줄기가 보인다.

VIEWPOINT

옥수선착장

서울 성동구 이촌한강공원길 792 한강버스 옥수선착장

동호대교
동호대교

강변북로 하부 진입 후. 한강 수면과 가장 가까운 포인트. 고도차가 거의 없어서 강 위를 달리는 감각. 동호대교와 한강을 조망할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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