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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무게

SALOMON, RAIDE RESEARCH, HYDRA PACK · PACK

물의 무게

"물은 러너의 장비 중 유일하게 줄어드는 무게다. 플라스크, 베스트, 손에 쥔 물 — 물을 드는 방식은 곧 거리를 대하는 방식이다. 여름 수분 시스템을 물성과 관계로만 읽었다."

10km는 물을 들지 않는다. 30km부터, 물은 몸의 일부가 된다.

출발 전 플라스크에 물을 채운다. 500ml. 팽팽하다. 손에 쥐면 살아있는 것처럼 출렁인다. 첫 급수를 지나면 조금 무르다. 두 번째를 지나면 쭈그러들기 시작한다. 다 마신 플라스크는 손바닥 안에서 접힌다. 무게가 있던 자리만 남는다.

러너의 짐 중에 이런 물건은 없다. 신발은 출발선과 결승선에서 같은 무게다. 자외선을 가리는 옷도 그렇다. 물만 줄어든다. 마신 만큼 사라진다. 그래서 물은 장비가 아니라 시간에 가깝다.

SALOMON SOFT FLASK '마신 만큼 사라진 무게' - PESSAGE
SALOMON SOFT FLASK '마신 만큼 사라진 무게' - PESSAGE

세 가지 방식, 세 가지 거리

물을 드는 방식은 세 갈래다. 그리고 그 선택은 대부분 거리가 한다.

소프트플라스크를 베스트 앞에 꽂는 사람이 있다. 가슴 앞에서 물이 출렁이고, 마실수록 조용해진다. 무게가 사라지는 과정을 몸으로 겪겠다는 선택이다.

베스트는 다른 이야기다. 입는 순간 무게가 등이 아니라 몸통 전체로 흩어진다. 조이고, 밀착하고, 몇 킬로미터 지나면 잊는다. 장비가 몸이 되는 방식. 물을 '들고' 간다기보다 물과 '함께' 간다. 하루를 산에서 보내려는 사람의 문법이다.

그리고 손에 쥐는 사람이 있다. 핸드플라스크 하나, 혹은 허리에 두른 벨트. 등에 아무것도 지지 않겠다는 고집. 벨트는 몸에서 가장 낮은 곳에 물을 둔다. 어깨는 비어 있고, 무게는 무게중심 옆에 붙는다. 젖은 벨트가 바위에 걸린 채 물을 떨어뜨리고 있다. 짧고 빠르게 다녀오는 사람의 거리관이 거기 있다.

이 사람이 물을 어떻게 드는가를 보면, 이 사람이 어떤 달리기를 하는지 보인다.

무엇을 넣을지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다른 글이 있다. 첫 산을 달리는 사람의 가방 안 -

첫 산을 달리는 사람의 가방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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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넣는 법이 아니라 드는 법에 관한 글이다.

SALOMON Adv Skin 5 - PESS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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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de Research LF 2L Belt - PESS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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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안의 물

접힌 TPU 컵은 손바닥 안에 들어온다. 의무장비 목록에서 가장 작은 줄. 펴면 컵이 되고, 접으면 무게라고 부르기 어려운 것이 된다.

이 작은 물건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다. 에이드 스테이션에서 종이컵이 사라졌다. 컵은 각자 들고 온다 — 그것이 요즘 레이스의 문법이다. 개인의 물이 씬의 규칙이 되는 지점. 수백 명이 지나간 자리에 컵이 남지 않는 것. 레이스가 산과 맺는 계약은 이 손바닥만 한 물건에 적혀 있다.

물을 어떻게 드는가는 나의 거리관이었다. 컵을 접어 넣는 순간, 그것은 씬 전체의 태도가 된다.

HYDRAPACK SpeedCup - PESS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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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물

북한산의 계곡 물의 서늘함에 몸을 식힌다. 그 물은 그 자리에 있었다. 들고 갈 필요가 없는 물, 다녀가는 물이었다. 지금 가슴 앞에서 출렁이는 물은 다르다. 이 물은 나와 함께 간다. 그리고 사라진다.

물로 식히는 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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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플라스크를 채울 때, 그 무게를 한 번 가늠해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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